[사설] 학생인권법이 답이다
학생인권조례는 그동안 여러 풍파에 시달렸다. 2012년 주민발의 당시부터 보수 개신교 단체들의 반발이 잇따랐고, 최근에는 서울시의회에서 과반을 차지한 국민의힘의 폐지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학생인권조례는 많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서울 학생들의 인권을 지키는 최후의 보루로 기능했다. 서울시교육청 학생인권센터는 학생 인권침해 사안이 발생할 때마다 조사에 앞장섰고, 일선 학교에서는 체벌과 외모 규제가 사라졌다.
아직도 한계는 있다. 인권침해적 교칙이 있는 학교가 82%에 달하며(<토끼풀> 2025. 9. 22 보도), 청소년들의 행복할 권리와 쉴 권리를 빼앗는 경쟁 사회는 굳건하다.
학생인권조례는 작년 4월, 이미 한 차례 폐지됐었다. 당시 조희연 교육감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하고 대법원에 소를 제기하며 한 차례 유보된 바 있다. 대법원이 서울시교육청의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여 학생인권조례를 잠시나마 다시 돌려놓은 덕분에 1년 반이 넘도록 학생인권조례는 살 수 있었다.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던 와중, 학생인권조례는 다시 폐지됐다. ‘주민발의 폐지조례안을 기한에 맞춰 처리한다'는 논리로 서울시의회 의장이 직권상정해 속전속결로 폐지했다.
정근식 교육감이 다시 재의요구권을 행사할 예정이고, 재의요구권이 무력화되면 다시 대법원에 소를 제기할 방침이지만, 학생인권조례 흔들기는 멈추지 않을 것이다. 학생 인권은 점점 더 흔들리고, 끝내 주저앉을 수도 있다.
학생 인권의 폐지를 막으려면, 더 나아가 우리 사회 전체의 규범으로 못박으려면 학생인권 ‘조례'가 아닌 ‘법'이 필요하다.
학생인권법은 국회가 만드므로 조례처럼 쉽게 폐지할 수 없고, 학생 인권의 보장을 국가적 과제로 만들 수도 있다. 이재명 정권이 많은 지지를 받고 있고, 학생 인권에 그나마 우호적인 정당이 국회에서 의석을 200석 가까이 차지하고 있는, 국민의힘과 보수 기독교 세력의 횡포가 하늘을 찌르는 지금이 학생인권법 제정의 적기다.
학생 인권 보장을 위한 과제가 산적한 지금, 학생인권법이 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