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선거연령 16세로 하향" 제안을 환영한다

국힘 장동혁 대표, 4일 "선거 연령 16세로 낮춰야" 국회 연설 '교실 정치화' 발언은 우려...민주시민교육·정치교육 확대해야

국민의힘 "선거연령 16세로 하향" 제안을 환영한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지난 4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선거 연령을 16세로 낮추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한국 민주주의의 외연을 넓히고 세대 간 불균형을 해소할 혁신적인 선언으로 평가할 만하다.

그간 청소년들은 시민으로서의 권리인 투표권이 없다는 이유로 국가의 주요 의사결정 과정에서 철저히 소외되어 왔다. 기후동행카드나 K-패스처럼 청소년의 일상에 직결된 교통 정책은 물론, 지난 대선 과정에서도 청소년을 위한 실효성 있는 공약은 전무했다. 특히 청소년의 삶을 규정하는 교육감 선거조차 정작 당사자인 청소년은 투표장에 들어설 수 없었다. 2016년부터 여러 국회의원이 교육감 선거 연령 하향 법안을 발의해 왔으나, 기성 정치권의 무관심 속에 법안들은 본회의 문턱을 넘지 못한 채 폐기되거나 계류되어 왔다.

선거 연령 하향은 최근 우려되는 '청소년 극우화' 현상을 해결할 가장 실질적인 대안이기도 하다. 현재 여당이 청소년층의 보수화를 선거의 지렛대로 이용하려 한다는 시각도 존재하지만, 오히려 민주·진보 세력이 청소년의 삶을 바꿀 정책 경쟁에 뛰어든다면 청소년들을 극단적 혐오의 늪에서 건져낼 수 있을 것이다. 12.3 내란 이후 민주주의를 향한 열망이 어느 때보다 높아진 지금, 청소년의 정치 참여를 보장하는 것은 시대적 과제다.

다만 선거권 부여와 동시에 학교 현장의 민주시민 교육 및 정치 교육 확대가 병행되어야 한다. 권리만 부여하고 교육을 방치한다면 그 권리가 왜곡된 방향으로 행사될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체계적인 교육 시스템 안에서 비판적 사고를 길러야만 청소년들이 자신만의 가치관을 바탕으로 주체적인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교실의 정치화에 대한 부모들의 염려를 안다"며 "주입식 정치 교육 금지 가이드라인을 법제화하겠다"는 장동혁 대표의 발언은 시대착오적이다. 현재 청소년들이 극우 사상을 '주입'받는 통로는 학교가 아니라 소셜 미디어상의 자극적인 정치 밈들이다. 학교 현장의 교육 활동을 '정치화'라는 프레임으로 가두는 것은 교사들의 정당한 교육권을 호도하는 행위다.

선거권 연령 하향은 거스를 수 없는 국제적 흐름이다. 2007년 16세 투표권을 확립한 오스트리아의 경우, 10대 투표율이 2030 세대보다 높게 나타나며 세대 간 소통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이제 국회는 선거 연령을 조속히 16세로 하향해야 한다. 다가올 6월 지방선거가 그 시작점이 되어야 할 것이다. 여당을 비롯한 정치권은 이를 당리당략을 위한 도구로 삼지 말고, 민주주의의 진보를 위한 협치의 과제로 삼길 바란다.

아래는 장동혁 대표 연설의 선거 연령 관련 부분 전문.

선거 연령을 16세로 낮추는 방안을 선도적으로 추진하겠습니다.
대한민국 청소년들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교육을 받고, 사회적 판단력에 있어서 성인들에 결코 뒤떨어지지 않습니다.
16세 이상이면 정당의 당원이 될 수 있습니다. 알바를 하거나 직업을 가질 수도 있고, 근로에 따른 세금도 납부합니다.
교실의 정치화에 대한 부모님들의 염려도 잘 알고 있습니다. 보수·진보 교원단체와 학부모가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하여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 원칙을 확립하고, 주입식 정치 교육을 엄격히 금지하는 가이드라인을 법제화하겠습니다.
이번 지방선거부터 선거 연령을 낮출 수 있도록 정치개혁특위에서 논의를 시작할 것을 제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