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당사자 언론 '흔들기' 규탄한다
<토끼풀>·<이음>에 대한 탄압 시도와 집단린치, 즉시 중단해야
<토끼풀>은 청소년 당사자 언론이다. 청소년들의 입장에서 청소년들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를 한다. 신생 독립언론 <이음>도 마찬가지다. <토끼풀>과는 다루는 분야도 다소 차이가 있고 관점도 다르지만, 청소년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를 쓰는 당사자 언론이라는 점은 같다.
언론이 다루는 주제와 논조, 중립을 지키는 정도는 편집국 내부에서 결정한다. 청소년 언론도 다르지 않다. 논조와 편집권을 지키기 위해 학교의 압박을 버텨냈다. 신문을 압수·폐기해도 편집권만큼은 수호했다.
그러나 최근 ‘진보’를 표방하는 이들이 <토끼풀>과 <이음>의 중립성을 운운하며 편집권 침해를 시도하고 있다. 취재원과의 관계 형성과 교류 차원에서 보낸 정근식 교육감 행사 축사를 ‘2차 가해’라 매도한다.
청소년 언론을 운동과 동일시하며 “청소년 언론의 ‘중립’은 무엇을 의미하는지” 토론하기를 윤수영 녹색당 부대표·청소년녹색당 비상대책위원이 제안했다. “청소년언론의 활동 역시 운동의 국면 속에서 어떤 위치에 서는가에 대한 비판은 운동 내부에서 필수적인 정치적 토론”이라는 녹색당 공식 입장문까지 나왔다. 언론을 아예 정당 내 운동에 종속시키려는 것 아닌가.
우리는 특정 정당에 소속되어 있지도 않고, 특정 정치 세력의 입장만 대변하지도 않는다. 편집국 내부 토의로 어떤 견해를 가질지 결정하고, 어떤 이슈를 보도할지 결정한다. 청소년 언론인들끼리도 아닌 정당 활동가들이 끼어 청소년 독립언론의 편집 방향성을 결정하겠다는 건 극도로 반헌법적이다. 학교의 압력에서도 막 벗어났는데, 특정 정당에도 속박되어야겠나.
<이음> 장효주 편집장의 당적을 가지고도 말이 많다. 물론 레거시 미디어라면 문제가 된다. 관례적으로 언론사에 입사하면 탈당을 하고, 과거 <한겨레>에서 홍세화 선생의 당적을 가지고 갑론을박이 있었을 정도로 민감한 사안이다.
그러나 레거시 미디어들의 사례와는 별개로, 청소년 당사자 언론은 당적 문제에서 비교적 자유롭다. 언론이 직업이 아닌, 학생으로서 언론 활동을 병행하는 개념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다수의 대학생·청년 당사자 언론 등에서 다양한 정당의 당원들이 기자로서 활약한 사례도 있다.
한편, 부당전보·해임을 겪은 지혜복 교사는 집회에서 “가해자(교육감)의 출판기념회에 축사한다는 것은 어떤 것입니까?”라 말했고, 지지자들은 “2차 가해”라 외쳤다. 명백한 선동이다. 독립된 언론이 공인인 취재원과 관계를 형성하는 것을 ‘2차 가해’라 표현하며 <이음> 장효주 편집장에게 SNS상에서 집단 린치를 가했다. 교육감의 잘잘못 여부와는 별개로, 서울 교육의 수장과 서울 교육 분야를 취재하는 언론이 교류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토끼풀>과 <이음>이 ‘운동 단체’를 표방하며 교육감을 보이콧하고 절대 교류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이상하지 않나. 우리는 어찌 됐든 서울 교육을 생생히 담는 기사를 쓸 책무가 있다.
결국 모든 논쟁과 문제는 청소년 독립언론의 주체성을 인정하지 않아서 생긴다. 학교가 학생들이 만든 언론의 독립성을 인정하지 않고 간섭하고 검열·탄압했듯이, 이번엔 ‘청소년 운동’을 표방하는 외부 정치 세력이 우리를 좌지우지하려 든다. 이들이 학교만큼 변화가 굼뜬 집단은 아니라고 본다. 민주주의 체제 속 책임 있는 정치 단체로서의 행보를 기대하겠다.
우리는 청소년 당사자로서, 또 언론인으로서 풍파를 이겨내고 세상을 직시하며 나아갈 것이다. 이보다 수십 배는 더한 학교의 탄압을 시민의 힘으로 굳세게 이겨냈듯이, 정치 세력의 손길도 시민 여러분이 있다면 뿌리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