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경찰' 미국, 국내에서도 좋은 경찰 역할 해야
무차별 살인 다수 발생...총기 규제해야 - 김유라 기자
지난 9일, 미국 미시시피주에서 7세 여아를 포함하여 6명이 무참히 살해되었다. 2026년 새해가 밝자마자 일어난 이 비극적인 사건은 미시시피주 시더블러프 연쇄 총격 사건이다. 이 사건은 미국의 총기 합법화에 대해 논란을 또다시 일으키고 있는 사건이다.
하지만 이 사건이 처음으로 총기 소지에 문제를 제기한 사건은 아니다. 2026년이 시작된 지 불과 18일 만에 미국에서는 약 20건의 총기 사건이 발생하였다. 작년 미국에 있었던 총기 사건의 사상자는 약 1만 4000명이 넘었으며 총기 사건은 약 1200건에 육박한다. 사상자나 부상자 중 17세 이하 미성년자는 1250명으로, 청소년 사망 원인 1위가 질병이나 사고가 아닌 총기라는 사실은 많은 사람들에게 충격을 안겨주었다.
이러한 미국의 총기 문제들 때문에 미국의 총기 합법화에 대한 논쟁이 이번에도 수면 위로 떠올랐다. 미국 총기 합법화 역사의 시작은 18세기 독립 전쟁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미국인은 영국의 식민지였을 때 영국 정부의 억압에 맞서 민병대를 조직해 독립을 쟁취했다.
당시 영국 왕실이 미국인의 총기를 압수하려 했던 시도는 미국인들에게 무기 박탈은 곧 자유의 상실이라는 강한 인식을 심어주었다. 이 인식은 헌법에도 녹아들어 있다. (미국 수정 헌법 제2조 "잘 규율된 민병대는 자유로운 주의 안보에 필수적이므로, 무기를 소지하고 휴대하는 인민의 권리는 침해될 수 없다.”)
18세기 당시, 몇몇 나라들은 총기 합법화 제도를 시행했었으나, 총기의 위험성이 점점 높아지면서 현재 총기를 어디서든 구매할 수 있는 나라는 미국, 멕시코 등 3~4개국으로 극소수이다. ‘총기가 많을수록 안전하다(more guns, less crime)’는 총기 합법화에 찬성하는 집단의 핵심 논리이다. 메릴랜드 대학 연구 조사는 총기 소유율이 높은 지역에서 총기 폭력 경험률과 살인율이 높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총기 합법화의 폐해는 통계상의 살인율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다. 먼저 총기는 찰나의 감정적 충돌을 돌이킬 수 없는 상황으로 만든다. 칼이나 둔기와 달리 총기는 아주 짧은 순간의 분노나 우울감을 치명적인 결과로 연결시킨다. 둘째, 시민의 무장은 공권력의 과잉 대응을 정당화하고 사회적 불신을 키우는 악순환을 만든다. 경찰은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더 강력한 무력을 사용하게 되고, 이는 결국 국가 치안의 근간을 흔들며 시민들의 일상적인 안전마저 심각하게 위협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대다수 선진국들이 총기를 엄격히 규제하는 이유 역시 공공의 안전과 국가의 안보가 개인의 무장권보다 우선시된다는 사회적 합의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전 세계 대부분의 국가가 총기를 금지하고 있고, 총기가 허용된 미국에서도 총기 허용에 대한 국민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직장, 개인 주택, 심지어 학교까지 사건 사고가 끊임없이 일어남에도 불구하고 일부 미국 시민들은 아직 총기 규제에 반감을 드러낸다.
실효성 있는 총기 규제가 정착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구체적인 방안이 필요하다. 우선, 총기 구매 시 전과 기록뿐만 아니라 정신 건강 이력을 철저히 검증하는 보편적 신원 조회가 필수적이다. 또한, 구매 즉시 총기를 인도받는 것이 아니라 최소 2주 이상의 교육 기간을 두어 충동적 범죄를 예방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총기 소유주가 보관 소홀로 인해 사고를 발생시켰을 경우 강력한 법적 책임을 묻는 제도를 정착시켜 총기 사용에는 무거운 책임이 따른다는 인식을 확립해야 한다.
바이든 정부 때 총기 규제 행정명령이나 특정 주의 엄격한 규제 법안 등 규제를 하려는 움직임이 있었지만, 정치적·이익 집단 등이 이를 반대하며 미국에서 아직 총기 규제를 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있어 보인다. 하루빨리 전 세계의 경찰이라고 불리는 미국이 자국 내에서도 좋은 경찰 역할을 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