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락받지 않고 말하기

언론탄압 특집호 시민기고 - 동네 주민 M

오래된 현재

교실에서 책을 읽었다. 신문을 읽었다. 책과 신문을 읽었다는 이유로, 입시 공부의 분위기를 해친다는 이유로, 입에서 피를 뱉을 때까지 교사에게 얻어맞았다. 항의하기 위해 내 입장을 글로 썼다. 그런 이유로 끌려가 얻어맞았다. 학교 앞에서 시위했다. 그날 처음으로 책과 신문을 맞지 않고 읽을 수 있었다.

청소년이 권리를 빼앗긴 것은 법이 없어서가 아니다. 책과 신문을 읽었다고 교사로부터 구타당했던 그 시절에도, 권리를 보장하는 법과 국제조약은 있었다. 하지만 동시에 권리를 억압하는 법도 있었다. 법은 지배와 통치의 수단이었다. 법이 보장하는 것은 그 법과 규율에 따라 빼앗겼다. 내가 처음으로 책을 읽을 수 있던 건 누군가에 의해 허락받았기 때문이 아니라, 나와 친구들이 직접 자치를 계획하고 주장했기 때문이었다.

다른 것

누군가는 말한다. 이제는 체벌이 없어졌다고. 이제는 더 이상 인권침해가 없어졌다고. 더 이상 탐욕스럽게 학생들에게 뇌물을 요구하는 교사들도 없어졌다고. 이제는 학생 인권이, 청소년인 권이 교권을 망치고 있다고. 인권은 교사의 지도 하에서만 주장해야 한다며 말한다.

하지만 그 말들로 감춰진 진실은 종종 드러난다. 이를테면 청소년들이 직접 신문을 제작해서 배포할 때.

같은 것

사실, 옛날 교사들이 얼마나 잔인했는가는 중요치 않다. 그게 얼마나 상냥하건 거칠건, 표현의 자유가 여전히 억압받는다는 것은 똑같다. 옛날엔 때리면 입을 막을 수 있다고 생각했기에 때렸고, 지금은 때리지 않고도 입을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해서 때리지 않고도 입을 막는다. 그럼에도 끈질기게 말하려는 청소년에게는 모든 것은 교사의 지도를 받으며, 허락을 받아야만 말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하는 것도 똑같다.

자치의 금지. 스스로 뭔가를 하고자 하는 것을 금지하는 것이 같은 점이다. 그리고 그 금지에 맞서서 자기 일은 자기가 직접 머릿속에서 계획하고 직접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맞서는 사람이 있다는 점도 같은 점이다.

연결

한 번이라도 자기 일을 직접 해 낸 사람이라면 안다. 누군가의 허락이나 관리를 받는 것이 아니라, 동등한 친구들과 함께 직접 뭔가를 해 내고 위기를 극복하고 나면, 그러니까 자치를 경험하고 나면, 인간에게 필요한 건 지배가 아니라 동등한 친구라는 것을 알게 된다.

시대와 장소, 나이를 넘어 자치를 위해 부딪히고 있는 사람들은 서로가 친구일 수 있는 사회를 위한 친구라는 것을 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