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논리' 중국인 혐오, 교육부터 바꾸자

삼촌지설 - 서부건 사회부장

'무논리' 중국인 혐오, 교육부터 바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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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우리 사회에서 대두되는 큰 문제점 중 하나가 바로 ‘혐오’이다. 그중에서도 특히 중국인에 대한 혐오는 사회 전반으로 퍼지며 정치권에서부터 심지어 청소년들에게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중국 관광객 무비자 입국 정책이 시작되며 이와 같은 현상은 더욱 흔하게 보인다. 가령 인스타그램과 같은 매체에서는 중국인들이 우리나라로 대거 유입되며 납치, 장기 밀매, 범죄를 일으킬 것이라는 게시물을 쉽게 접해볼 수 있다. 그런 주장들을 접한 청소년들은 자연스럽게 이방인이자 ’어딘가 불편한 존재‘인 중국인들을 범죄를 일으키고 안보를 위협하는 자들로 인식하게 된다. 불안과 공포를 느끼며 호신용 무기를 들고 다녀야겠다는 말도 심심찮게 나온다. 중국인 무비자 정책이 시행되고, 내 주변에서도 그런 주장에 동조하며 왜 범죄자들을 입국시키냐는 등 혐오 발언을 쏟아내는 청소년들이 존재했다. 왜 다른 어떤 나라도 아닌 ‘중국인’들은 혐오의 대상으로 변질된 것인가?

'납치', '장기밀매'...중국인 때문?

당시 청소년들에게 퍼진 대표적 주장 중 하나는 ‘납치’와 ’장기밀매‘가 우리나라에서 대규모로 일어나고 있으며 그 주체가 중국인이라는 주장이었다. 정말 그랬을까? 최근 늘어난 납치와 납치미수 사건들의 피의자는 모두 한국인 남성이었다. ‘봉고차가 납치의 수단으로 쓰이고 있으니 멀리해라’ 등의 황당한 정보가 확산되며 청소년들에게 공포를 유발했다.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로 인해 전자 입국 시스템 오류로 주소나 필수 정보 없이도 입국이 가능하다는 주장도 있었다. 그러나 해당 시스템은 정상 작동했으며 불법체류자가 화재를 틈타 입국하는 일은 없었다. 확인되지 않은 사건들과 음모론에 기반한 가짜 뉴스들이 공유되고, ’중국인이 문제‘라며 공분을 사게 유도했다. 한 집단을 두려움과 분노의 대상으로 치부하고 자연스럽게 혐오하는 현상을 보며 가짜 정보와 혐오가 우리 사회를 병들게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중국인들에 대한 혐오는 이번 일로만 한정된 현상이 아니었다. 나 또한 중국인에 대해서 가장 먼저 떠오르는 생각이라고 하면 부끄럽게도 ‘공중도덕을 지키지 않는 여행객’, ‘김치와 한복을 자기 문화라고 주장하는 나라’ 등이 생각난다. 한 집단을, 그것도 14억이 넘는 이들로 구성된 집단을 일부 이상한 사람들은 근거로 모두 같다고 치부하는 것은 결코 논리적으로 정당하지 않다.

혐오에는 논리적 정당성이 있는 것이 아니다. 누군가를 깔보고 무시하며 인간은 원초적으로 만족감을 느낀다고 한다. 이는 약자들이 혐오의 대상이 되는 대한민국 사회에서 너무나도 흔하게 찾아볼 수 있다. 학교에서 장애인이라는 단어가 경멸하는 명칭이자 비하의 단어로 사용되는 것은 부당하지만 실제로 흔하게 벌어지고 있는 일이다. 누구도 이것을 정당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행동이 반복되는 것은 혐오의 이유가 혐오 당하는 사람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혐오하는 사람이 우월감과 만족을 느끼기 때문이다. 중국인 혐오 또한 근본적으로 이와 같은 이유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다.

일부 ‘몰상식한’ 중국인들을 헐뜯으면서 모든 중국인들이 이와 같다고 진심으로 믿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중국인들이 다른 외국인들보다 ‘몰상식한 행동’을 상대적으로 더 많이 행하기 때문에 혐오해도 된다고 정당화하는 자들도 있다. 2024년 우리나라 관광객의 국적별 인구수 중에서 중국은 압도적으로 많은 460만 명을 차지했다. 숫자나 비율 면에서 중국인들이 압도적으로 많을 수밖에 없다. 저렇게 혐오를 정당화하는 이들에게 나는 중국인들만 혐오하지 말고 인류 전체를 혐오하라고 말하고 싶다.

혐오 비판하는 사회 분위기 만들어야

혐오 표현은 잘못된 것이고 제재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이를 간단히 금지하기는 힘들다. 허용할 수 있는 비판과 혐오 사이의 경계가 모호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제도적 금지 이전에 우리 사회는 혐오에 대해서 단호히 반대하고 비판해야 한다. 혐오는 자극적인 폭력의 언어이고 사회를 이해하는 잘못된 방법이라는 것을 청소년들에게 명확히 제시해야 한다.

이번 중국인 무비자 입국과 관련해 가짜 정보의 가장 큰 피해자는 바로 청소년들이었다. 대다수 청소년은 신문이나 뉴스와 같은 비교적 신뢰도 높은 매체보다 소셜미디어의 검증되지 않은 정보에 무차별적으로 노출되어 있다. 이는 앞으로 더욱 심해질 것이다. 청소년들이 이런 정보의 진실성을 판단하고 명확한 사실만을 신뢰할 수 있도록 교육에서부터 변화가 시작되길 촉구한다. 교육계는 가짜 정보의 폐해가 심각한 것을 인지하고,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을 조속히 강화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