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93% '급식 파업 필요하다'
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 11월 20·21, 12월 4·5일 총파업 예고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이하 학비노조)과 전국여성노동조합,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가 모인 '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가 다가오는 11월 20·21일, 12월 4·5일에 총파업에 돌입하겠다고 예고했다.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 특히 급식 노동자의 열악한 근무 환경, 부족한 수당, 부당한 대우 등이 그 이유다. 일부에서는 “파업이 너무 잦다”는 평도 있다. 또한 몇몇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급식을 정상적으로 받을 수 없다는 것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급식 노동자들은 왜 파업을 반복적으로 진행하는 것일까?
학생 504명 중 93% “파업 필요하다”
지난 11월 11일부터 15일까지 <토끼풀>이 실시한 학생 대상의 학교 급식 인식 조사에 따르면, 설문에 참여한 학생 504명 중 93%가량인 437명의 학생들이 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가 준비하고 있는 총파업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그 이유로는 “급식 조리사의 노동환경이 열악해서”, “힘들게 일하시는데 임금이 너무 적어서” 등이 있었다. 반대로 7% 가량의 학생들은 파업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고 응답했다. “학생들이 급식을 먹는데 지장이 생겨서”, “파업을 하지 않더라도 대화로 해결할 수 있어서” 등이 그 이유였다.
그러나, “급식 노동자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이 있는가?” 라는 질문에는 절반이 넘는 학생들이 “모른다” 라고 답하였다. 결과적으로, 학생들의 총파업에 대한 시선은 긍정적이지만, 정작 급식 노동자에 대해 알고 있는 학생은 절반도 되지 않는다.
학비노조 민태호 위원장 “비정규직 부당한 차별 해소되어야“
급식 조리사는 학교에서 근무하는 대표적인 노동자이다. 이들 중 대부분은 비정규직이며, 나머지 소수의 조리사들만 공무원이다. 대부분의 비정규직 조리사는 학교 방학 중 거의 임금을 받지 못하며, 아예 못 받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공무원 조리사의 경우, 방학 중에는 별도의 급식 업무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임금을 받는다. 또한 비정규직 노동자의 경우, 승진 제도가 없는 탓에 최말단으로 정규직과 차별에 시달리고, 상대적으로 임금을 적게 받을 수밖에 없다.
비정규직 노동자와 정규직 노동자의 차별을 보여주는 사례도 있다. 학비노조 민태호 위원장은 <토끼풀>과의 인터뷰 중, 코로나 19로 전세계가 혼란에 빠졌던 시기를 회상했다. 당시에도 초등 돌봄 교실은 정상 운영이 됐으며, 초등 돌봄 교실 교사는 비정규직이었다. 민 위원장은 “학교 측에 마스크 지급을 요구했으나 이뤄지지 않았다. 그 후 약 한달 뒤에야 마스크를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학교에는 전부터 마스크가 충분히 준비되어 있었다.”고 했다. 그는 “이 일은 담당자가 비정규직이었기 때문에 생긴 일”이라며 “결국 학생들을 위해서라도 부당한 차별은 해소되어야 한다”라고 전했다. 비정규직 노동자와 정규직 노동자 사이에는 일을 하면 일을 할수록, 더 큰 임금 격차가 생기고, 더 큰 차별이 생긴다는 것이다. 이런 차별은 노동자에게만 그치는 것이 아닌, 학생들에게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한다.
실제 현장의 근무 환경은
서울의 한 초등학교 급식 조리사 박 모씨를 인터뷰해 봤다. 박 모씨는 “급식 조리실은 안전하다고는 하지만, 실제로는 안전하지 않다”라고 급식 조리실의 현실을 설명했다. “여름에 튀김 음식을 만들때는 에어컨을 18도로 맞추고 파워냉방으로 틀어도 현장의 온도는 60도에 달한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대부분의 급식 조리실에는 환기시설이 제대로 마련되어 있지 않아 더운 열기에도 급식을 조리해야 하며, 음식 조리 중 생기는 유해 가스 등으로 인해 질병이 발생할 확률이 높다.
실제로 서울 급식실의 경우 전체의 13% 정도가, 전국적으로 보았을때는 전체의 41% 정도가 환기시설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환기 시설은 국회에서 의결한 대로 2027년까지 마련되어야 한다. 환기 시설이 없으면 급식 조리 중 생기는 유해물질이 조리사의 건강을 위협한다. 민 위원장은 “작년만 해도 (급식 조리사 중) 산재를 신청한 인원이 3만명이 넘었다.”라고 말했다. 급식 조리사의 경우, 제대로 된 휴게실이 없다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박 모씨는 “급식실 휴게실의 경우는 아무도 생각해 주지 않는것 같다. ‘학교 급식실에 관련된 전문적인 설계는 잘 없구나’라고 생각했다” 라며, 제대로 된 휴게실이 없는것은 물론 휴식 시간이라는 개념조차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박 모씨는 “파업은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서 하는 것이다. 내 목소리를 하나라도 내서 나아지려고 한다.”라며 의견을 전했다.
"밥 잘 먹어라" 급식 조리사의 메시지에 학생들 "덕분에 균형잡힌 식사 감사하다"
민 위원장은 “가정형편이 어려워 끼니를 잘 챙기지 못하는 학생이 있었다. 그 학생이 급식을 먹을때마다 정서적인 응원, 지지를 받는다고 편지를 보냈었다. 나도 급식실에 한 노동자로서 너무 자부심이 느껴지더라. 앞으로도 건강하고 양질의 급식이 제공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박 모씨는 “밥 잘 먹고 건강해라. 편식해도 되니 밥 잘 먹자. 나도 편식한다.” 와 같이 학생들에게 메시지를 전했다.
<토끼풀>에서 11월 11일부터 15일까지 실시한 학생 대상의 학교 급식 인식 조사에는 급식 노동자들에 대한 학생들의 응원이 담겨 있었다. “급식 노동자분들에게 올립니다. 덕분에 맛있는 점심과 균형잡힌 식사를 합니다. 항상 감사합니다!”, “항상 수고에 감사드립니다”,“급식 조리사분들께서 힘들게 일하시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아프다”,“급식 노동자분들 모두 힘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