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잠, '여야 협치 상징' 되기를
[기고] 권재윤(하나고등학교 1학년)
지난 10월, 경주에서 열린 APEC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방한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핵잠수함 개발의 허가를 요청하였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 중국과 바로 맞닿아 있는 점 등을 고려하여 허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에 진행되는 사업은 1대당 3~4조원 규모로 4대에서 6대를 건조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총 사업 규모는 20조원 이상으로 추정되며 KF-X(KF-21) 전투기 개발 사업을 넘어선 단군 이래 최대 무기 사업이 될 것이다.
건조는 미국 필라델피아에 위치하고 있는 한화 오션 소유의 필리조선소에서 진행될 예정이며 대당 건조기간이 약 10년으로 2030년 중반에 건조가 완료될 것으로 알려져있다. 특히 중국은 이미 많은 핵잠수함을 운용하고 있으며 북한도 최근 신형 핵잠수함의 모습을 공개한 점을 보아 대한민국에 있어 핵잠수함의 위험에 직면해 있다.
지금부터 핵잠수함이 무엇인지, 장점은 무엇인지 그리고 이것이 우리나라에 가져올 변화가 무엇인지 알아보겠다.
우선 흔히 핵 잠수함이라고 통칭되는 것은 핵추진 잠수함이다. 핵 추진 잠수함이란 말 그대로 핵 에너지를 통해서 동력을 얻는 잠수함이다. 즉, 엔진 대신에 소형 원자로가 들어가 있는 잠수함을 의미한다.
일부 사람들이 종종 오해하는 것은 핵 잠수함은 핵무기를 탑재한 잠수함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있는데 핵 잠수함이라고 할지라도 핵 무기를 탑재하지 않을 수 있고, 핵 잠수함이 아닌 디젤 잠수함이라 할 지라도 핵 무기를 탑재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핵잠수함의 장점은 무엇일까? 우선 가장 큰 장점은 훨씬 더 오랜 기간 동안 잠수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우리가 현재 보유한 모든 잠수함은 엔진을 탑재하여 주기적으로 엔진 가동에 필요한 산소를 보충하기 위해 잠시 수면 위로 올라와야 하는 반면, 핵잠수함의 원자로는 주로 우라늄 혹은 플루토늄의 핵분열 반응으로 열을 얻어 추진력을 얻기에 산소가 필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강력한 원자로의 열을 통해 전기를 생산하여 내부에서 자체적으로 산소를 생산하고 이산화탄소를 제거할 수 있는 점 역시 큰 이점이다. 이러한 잠수 기간 증가는 유사시 긴급 작전을 할 때 더 유연하게 작전 기간을 조정할 수 있으므로 우리나라의 군사력에 있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두번째 장점으로는 장병들의 편의 증대이다. 디젤 잠수함 중 가장 큰 잠수함은 우리나라의 장영실함으로 배수량이 3천 6백톤 즈음이다. 하지만 다른 나라들의 핵 잠수함은 못해도 5천톤 이상이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강력한 원자로 덕분에 디젤엔진보다 더욱 강력한 힘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 우리나라가 건조하게 되는 핵 잠수함인 SSBN 역시 마찬가지로 6000톤 이상의 수준으로 알려져있다. 디젤 잠수함에는 필요했던 큰 산소탱크도 사라지기에 체감할 수 있는 크기차이는 1.7배 이상일 것이다.
단순히 크기가 커지는 것이 왜 장점인지 의아하게 느낄 수 있지만, 잠수함 특성상 한번 잠수하면 오랫동안 햇빛을 보기 힘들 뿐 더러 크기가 넉넉치 않아서 침대 역시 2층 이상에 개인 책상은 보기 어렵고, 샤워도 제한적인 경우가 대다수였다. 그렇기에 많은 잠수함의 승조원들은 우울증의 위험에 놓여 있었다. 심지어 과거의 1000톤 급의 구형 잠수함은 개인 공간마저도 보장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원자로를 통한 전력수급을 통해 해수담수화를 이용한다면 기존의 샤워문제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열악했던 예전의 잠수함에 비해 휴식 및 개인 공간이 늘어난다면 함조원들의 심리적 및 정서적 안정감이 증진되고 함조원의 복지도 늘어날 것이다.
세번째 장점으로는 출력 상승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장영실함은 1500kW(약 2011마력)의 엔진 3개를 쓰고 있다. 그런데 1960년대에 미국에서 도입한 7천톤 급의 벤저민 프랭클린급 원자력 잠수함은 1개의 원자로로 약 15000마력의 출력을 낸다. 디젤잠수함은 산소 공급을 위하여 배터리 보호를 위해 20노트 이하로 운행해야 하지만 원자력 잠수함은 자체적으로 전력 생산이 가능하다.
그렇기에 기존보다 더 빠른 속도로 순항이 가능하여 만약 어뢰의 공격을 받더라도 기존보다 빠른 속도로 회피할 수 있고, 유리한 위치를 먼저 선점해야 하는 기동전에서도 우위를 점령할 수 있을 것이다.
만약 우리나라가 핵잠수함을 보유한다면 어떤 변화를 가져오게 될까? 어쩌면 당연할수도 있겠지만 동북아시아의 해군력에 있어서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다. 우선 긴 잠수 기간을 바탕으로 북한의 동향을 더 잘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북한은 지속적으로 무력도발을 하고 있으며 2010년 어뢰 공격을 통해 천안함 사건이, 함포를 통해 2차례의 연평해전을 일으켜 많은 국군 장병들의 목숨을 앗아간 적이 있다. 더 발전된 SONAR를 탑재한 핵잠수함을 보유한다면 이러한 공격동향을 기존보다 잘 감시할 수 있게되어 과거의 아픈 사건들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영역 범위도 마찬가지로 늘어나게 된다. 정기적으로 연료와 산소를 수급할 필요가 없기에 인도양이나 대서양까지도 무리 없이 운항할 수 있을 것이다. 만약 아라비아 반도 부근에서 우리나라의 유조선이 피랍당하는 사건등이 발생하더라도 우리나라는 핵잠수함을 통해 대처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우리나라의 원자력 기술이 훨씬 더 발전할 것이다. 이번 핵잠수함의 도입과정에서 핵연료 재처리 과정에 관한 협정도 수정될 것이기에 원자력 발전소에서 사용하고 남은 핵물질의 처리도 어느정도 해결될 것이다. 또한 핵잠수함에 들어가는 원자로는 SMR과 구조 및 기능이 굉장히 유사하기에 우리나라의 SMR 개발에 있어서도 이점이 될 것이다. 이를 통해 최근 대두화 되고 있는 전력 불균형 문제와 수도권 전력 부족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
어쩌면 이번 사업은 이재명 정부의 가장 큰 공으로 남을 수 있다. 하지만 이 거대한 과업은 단지 현 정부의 치적이나 의지만으로는 결코 완수될 수 없다. 20조 원이 넘는 막대한 혈세가 투입되고 10년 이상의 긴 건조 시간이 소요되는 장기 국가 프로젝트인 만큼, 국회의 초당적인 협력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안보에는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 정치적 셈법이나 이념의 차이를 넘어, 대한민국이 진정한 해양 강국으로 도약하고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이 사업이 흔들림 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여야가 머리를 맞대야 한다. 이번 핵잠수함 도입 사업이 정쟁의 대상이 아닌, 대한민국의 100년 안보를 위한 ‘여야 협치의 상징’으로 역사에 기록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