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시의원들부터 12시까지 일하라”
'국민의힘학원심야교습시간연장규탄범시민행동공대위', 16일 시의회 의원회관 앞 기자회견
16일 오전 서울시의회 의원회관 앞에서 학원 심야교습시간 연장 조례안 폐지 촉구 기자회견이 열렸다. 119개 기관 및 단체로 이뤄진 국민의힘학원심야교습시간연장규탄범시민행동공대위는 “학원 심야교습 연장은 청소년 기본권 침해”라며 “즉각 폐기하라”라고 요구했다.
서울학생인권조례 폐지 조례안과 달리 학원심야교습연장조례안은 아직 교육위 상정도 되지 못한 상태다. 부정적 여론과 더불어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이탈자가 나오는 등 동력을 잃어버린 상황에 ‘미상정되는 것 아니냐’라는 전망도 나온다.
양천구 목동의 한 초등학교 교사인 이나리 전교조 서울지부 사무처장은 “밤 10시가 되면 학교 근처의 학원가들에서 학생들이 쏟아져 나온다. 종일 공부에 시달린 아이들은 그때야 잠시나마 친구들과 재잘거릴 시간을 갖고 숨을 돌린다.”라며 “10시~12시 사이의 그 시간마저 앗아가겠다는 조례는 즉각 폐기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초중고생 자살이 이렇게 늘어나고 있는데, 이제 아이들을 좀 살리자”라며 “안 그래도 숨쉬기 힘든 경쟁에 내몰린 우리 아이들을 벼랑까지 내몰지 말자”라고 호소했다.
실제 학원을 운영하는 여미애 평등교육실현을위한전국학부모회 운영위원장은 “국민의힘이 선거를 앞두고 청소년들을 볼모 삼아 청소년들의 인권을 짓밟는 여러 가지 조례들을 올리고, 그 혐오 세력 혹은 사교육 업자와의 동행을 일삼으면서 자신의 지지 세력을 모으기 바쁘다”라고 비판했다. 또, “학부모들에게 ‘우리 아이는 공부 안 하고 있는데 옆집 아이는 공부하고 있어’ 이런 생각을 통해 불안을 조성하고 그걸 사교육비를 올리는 수법”이라며 “국민의힘 시의원들부터 12시까지 일하라”라고 비판했다.

한성여중 2학년 장효주 학생은 “지금도 우리 청소년은 학교와 학원을 오가며 하루 대부분을 책상 앞에서 공부하며 보낸다”라며 “가끔은 이런 친구들과 저의 모습이 좀비와 겹쳐 보이기도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친구의 등급이 올라가면 나의 등급이 내려가는 상대평가 현실 속에 청소년들에게 공부 시간 ‘선택권’이란 존재하지 않는다”라며 “우리는 그간 잠을 줄이고 버티는 것을 성실함이라는 미덕으로 포장해 왔다. 심야 교습 연장 조례안은 바로 이 비정상적인 경쟁을 제도적으로 연장하는 결정”이라고 했다.
허율 더불어민주당 은평갑 청소년위원장도 “국민의힘 서울시의회는 서울시 학생들의 건강권은 안중에도 없이 그저 무력으로 학원의 운영 시간을 오후 12시로 연장하려 하고 있다”라면서 “이미 꼼수를 써가면서까지 초과하고 있는 학원 운영 시간을 조례를 통해 12시까지 연장해 놓는다면 과연 잠은 언제 자고, 자라나는 청소년들의 성장은 언제 보장받을 수 있단 말이냐”라고 물었다. 이어 “교육의 본질은 학생 모두가 배움을 통해 각자가 각 분야에서 알맞게 빛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대학 입시 만능주의가 아닌 내가 잘하는 것, 내가 좋아하는 것에 최선을 다하고 노력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 진정 학생을 위한 길”이라고 짚었다.

나성훈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공동대표는 “이 경쟁 교육 풍토에, 아동 청소년의 과소 수면 사회에 시의원이라는 사람들이 모여서 학원 영업시간을 공식적으로 자정까지 늘리는 조례안을 발의한다는 것이 정말 거짓말 같다”라며 “시의원의 존재 이유가 아동 청소년의 과잉 학습을 조장하고 건강권과 수면권을 빼앗는 데 있는 건지 의구심이 든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에 조례안을 발의하고 동의한 국민의힘 시의원들이 가장 큰 문제이겠지만, 더불어민주당 의원들 역시 책임에서 가볍지 못하다”라며 “여론이 안 좋으니 공동 발의자 명단에서 슬쩍 발을 빼고 학원의 이익만을 대변하는 토론회에 축사를 올린 모습을 똑똑히 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이어 기자회견문을 낭독한 뒤 서울시의회 관계자에게 ‘학원 심야교습 연장 조례안 폐기 촉구 서한문’을 전달했다. 그러면서 “꼭 교육위에 전해 달라”라고 당부했고, 시의회 관계자도 “그렇게 하겠다”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