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담임선생님이 ChatGPT라고?

인공지능 시대, ‘가르침’의 의미를 다시 묻다

내 담임선생님이 ChatGPT라고?
Photo by Igor Omilaev / Unsplash

최근 학교 안팎에서 인공지능(AI)을 이용한 학습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콴다(QANDA), 뤼튼(Wrtn), ChatGPT와 같은 스마트 학습 도구들은 문제 풀이뿐 아니라 개념 설명, 에세이 첨삭까지 다양한 역할을 수행한다. 많은 학생들은 이미 이러한 서비스를 자연스럽게 사용하며 공부하고 있다. AI가 제공하는 빠른 답변과 개인 맞춤형 피드백 덕분에, 일부 학생들은 “선생님보다 더 자주 찾아가는 공부 친구 같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동시에 “정말로 선생님을 대신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 역시 커지고 있다.

AI 튜터의 가장 큰 장점은 ‘즉각적인 1대1 설명’이다. 이해가 되지 않는 문제를 사진 찍어 올리면, 몇 초 만에 단계별 해설을 받을 수 있다. 실제로 AI 튜터를 자주 사용한다는 한 중학생은 “학원에서 배웠던 내용이 기억이 안 날 때 바로 물어볼 수 있어서 훨씬 편하다”며 “특히 밤에 공부하다 모르는 문제가 생겨도 기다릴 필요가 없어 좋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생은 “AI는 내가 어떤 실수를 반복하는지 기록하고 설명을 달리해줘서 맞춤형 과외 같은 느낌”이라고 했다.

하지만 모든 학생이 긍정적인 경험만 한 것은 아니다. AI가 때때로 엉뚱한 답을 자신 있게 제시해 혼란을 주는 경우도 있다. 한 학생은 “AI가 알려준 풀이를 그대로 믿고 시험에서 틀린 적이 있다”며 “AI가 설명을 잘하니까 더 믿게 되는데, 그만큼 잘못된 정보를 걸러내기 어렵다”고 말했다. AI의 지식의 정확도 부족 문제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부분으로 남아 있다.

학교 현장의 교사들도 AI 튜터의 등장을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 일부 교사들은 AI가 학습 보조 도구로 충분히 도움이 된다고 평가한다. 한 국어 교사는 “AI가 글을 고쳐주는 기능은 학생들에게 큰 도움이 된다”며 “선생님이 모든 학생의 글을 다 꼼꼼히 봐 주기 어려운데 AI가 초안을 다듬어주면 그 다음 단계에서 교사가 더 깊이 있는 지도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우려의 목소리도 존재한다. 한 수학 교사는 “AI는 학생이 왜 문제를 풀어내지 못했는지, 어떤 부분에서 자신감을 잃고 있는지 알기 어렵다”며 “교육은 지식 전달만으로 이루어지는 게 아니라 학생과의 관계 속에서 성장하는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즉, AI가 아무리 정답을 잘 알려준다 해도 학생의 감정 상태와 태도를 파악하거나 격려하는 것까지 맡을 수는 없다는 뜻이다.

교육 전문가들은 AI와 교사가 경쟁하는 관계가 아니라 서로 “보완하는 파트너”가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에듀테크 분야 연구원은 “AI는 반복 설명, 예시 제시, 기초 개념 정리처럼 ‘기계적으로 처리 가능한 영역’에서 뛰어난 역량을 보인다”며 “반대로 교사는 토론, 협력, 윤리, 공감, 사고력 지도 같은 ‘사람 중심의 교육’을 담당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해외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미국의 칸 아카데미는 ‘Khanmigo’라는 AI 튜터를 도입했지만, 이를 교사 보조 도구로 활용할 뿐, 교사를 대체하려는 시도는 하지 않는다.

이러한 사실들을 종합해 보면, AI가 선생님을 ‘완전히’ 대신하는 미래는 아직 멀어 보인다. 다만 AI는 분명 학생들의 학습 효율을 높이고, 교사의 업무 부담을 줄이며, 개인 맞춤형 교육의 가능성을 넓히는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결국 핵심은 AI가 아니라 ‘어떻게 사용하느냐’이다. 학생이 AI를 비판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능력, 교사가 AI를 수업에 적절히 통합하는 역량이 함께 성장해야 비로소 미래형 교육이 완성된다.

AI 시대에도 교육의 중심에는 여전히 ‘사람’이 있다. AI가 그 빈틈을 채워주는 도구로 함께할 뿐이다. AI 튜터에 선생님의 역할을 부여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을 더 잘 이해하고 이끌기 위해 함께 협력하는 것이 앞으로의 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지 않을까.

AI 윤리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주제다. AI가 학생들의 질문 기록, 학습 패턴, 기기 정보 등을 수집하는 과정에서 개인정보가 과도하게 사용될 수 있다는 지적이 있다. 전문가들은 “학생들이 사용하는 교육용 AI는 투명한 데이터 관리 기준을 갖추고, 학교와 가정 모두가 이에 대해 알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는 단순한 학습의 편리함을 넘어, 학생들의 정보가 어떻게 사용되고 보호되는지 살펴보아야 한다는 의미다.

마지막으로, AI 튜터가 발전할수록 ‘학습 태도’의 변화도 고민해야 한다. 학생들이 스스로 생각하기보다 AI의 답변에 지나치게 의존할 경우, 오히려 사고력과 문제해결력이 약화될 수 있다. 한 교사는 “AI가 모든 답을 알려주면 학생이 스스로 고민하는 시간이 줄어든다”며 “AI를 참고하되, 최종 판단은 학생 스스로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AI 기술은 계속 발전하겠지만, 교육의 핵심은 변하지 않는다. 생각하고 질문하며 스스로 배우려는 태도, 그리고 인간적인 관계 속에서 만들어지는 성장. AI는 그 과정을 도와주는 유용한 도구일 뿐, 교육의 중심이 되어서는 안 된다. 앞으로의 학교는 AI와 사람이 함께 협력하며 더욱 풍부한 배움의 공간을 만들어가는 방향을 선택해야 할 것이다.